🌬️Seollem(설렘) | 손닿기 전의 첫 떨림

🌬️Seollem(설렘)

하얀 천이 들리던 순간
바다가 먼저 시작한 건 아니었어.
태양도 아니었지.
당신의 손이 머뭇거리며 떠 있을 때였어—
아직 닿지 않았지만,
내 손 가까이에서 떨리던 그 감각,
바람에 팽팽해진 실오라기처럼.

당신 손목 위엔 소금기,
손톱엔 햇빛이 접혀 있었지.
당신의 엄지손가락이 내 손가를 스치던 순간,
그건 접촉이 아니었어—
허락이었지,
숨결 위를 미끄러지는 비단처럼,
여기에 머물러도 될지 묻는 것이었어.

내 가슴 안에서
작은 새가 퍼덕였지—
날진 않고,
떨어지지 않는 법을 배우는 중이었어.
바로 그 순간이었어:
리듬도, 결정도 오기 전—
움직임으로 조용히 무너지는 한 점.

우린 서 있었고,
말하지 않았지.
바다는 그냥 바라봤어.
그리고 하늘은 열렸어
문처럼이 아니라—
참았던 숨이
드디어
풀리듯이.

🌬️Seollem(설렘)

선택받는 존재의 첫 떨림
어떤 순간들은 문을 두드리지 않아.
그저 바람처럼,
멈춤처럼,
당신의 손이 내 곁에서 머물며
소유하지 않은 채 다가오는 것처럼.

그 바닷가는 수평선 때문이 아니라
당신의 손바닥이
점점 내게 가까워질 때 기억돼—
바람을 막 받아내는 돛처럼 떨리면서.
그건 사랑은 아니었어.
아직은.
그건 사랑의 가능성이었지—
접히고, 연약하며,
피부 아래 가늘게 떨리는 감정.

당신의 손길은 내려앉지 않았어.
떠 있었고,
묻고 있었어.
그리고 그 조용한 질문 속에서,
내 몸이 먼저 기울었지—
의지가 아니라,
내어줌이었어.
마치 내 모든 세포가
당신의 손끝만이 묻는 법을 아는
어떤 질문을 기다려왔던 것처럼.

내 중심이 기울었고,
밀려온 건 파도가 아니라,
당신이었어—
아직 오지 않은 것의 중력으로.

그게 설렘의 무게였어:
닿은 순간이 아니라,
닿기 직전의 숨결 속에.
손 안이 아니라,
그 사이 공기 안에.
그곳에서 침묵은
촉감이 되었고,
미래는
이제 막
시작될 것처럼 느껴졌어.